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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필사의 도망자
필사의 도망자
정영수
작성일 : 14-06-17 17:53  조회 : 20,722회 
 윌리엄 와일러(Wyler)감독의 할리우드영화 <필사의 도망자(Desperate Hours)>는 치밀한 구성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돋보인 걸작 스릴러이다. 스릴러(Thriller)란 관객이나 독자에게 공포감이나 흥취를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만든 영화나 소설을 뜻한다.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Bogart)와 <우리생애 최고의 해>의 프레드릭 마치가 연기대결을 펼치는 이 영화는, 빠르게 진행되는 화면과 독특한 성격의 등장인물이 극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이를테면 정통적인 스릴러 영화의 장르법칙을 파괴한 작품이다.
 
 경찰을 살해하고 투항했던 그리핀(Griffin ‧ 험프리 보가트 분)이 교도소를 탈출한다. 그리핀의 동생 할(Hal)과 또 다른 죄수 하나가 합세해 간수를 때려눕히고 탈옥에 성공한 것이다. 세 사람은 한적한 주택가를 은신처로 점찍고, 마당에 세발자전거가 보이는 어느 가정집에 침입한다. 어린이가 있는 집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난데없이 뛰어든 탈주범들에 아내와 남편, 딸 그리고 어린 아들은 인질로 잡힌 가장(프레드릭 마치 분)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 탈주범들과의 불꽃 튀는 ‘기 싸움’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경찰이 들이닥쳐 결국 형제를 포함한 도망자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우리나라 코미디 멜로물 <돈을 갖고 튀어라(수출 판 제목 : Millions in my account)>도 볼만하다. 백수건달 주인공(박충훈 분)에게 우연히 거액의 돈이 들어오며 벌어지는 기상천외의 해프닝을 코믹하게 묘사한 영화다.
 
 평소와 다름없이 남의 예비군 훈련에 대신 나간 달수는, 어느 날 그 대가로 입금된 현금 오만 원을 찾기 위해 통장을 들고 은행으로 향한다. 여자 친구와 함께 돈을 찾으려 간 달수는 자신의 통장에 출처를 알 수 없는 백억 원의 돈이 입금된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그러나 그 돈은 한 거물급 폭력 조직에서 세탁 중인 돈으로, 한동안 휴면계좌였던 달수의 계좌에 잠시 입금한 것뿐. 그런 연유를 모르는 달수는 돈을 일부 찾아 흥청망청 쓰고, 이 사실을 확인한 폭력 조직에서는 달수를 찾아 나선다. 달수와 여친은 자신을 쫓는 무리를 피해 도망 다니며 기상천외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도망자에게 꼭 필요한 것은 거액의 돈과, 은신처를 알선해줄 조직(Connection)이다. 목숨 걸고 숨겨줄 하수인들과 넉넉한 돈만 있으면 상당기간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그가 가진 돈보다 더 많은 현상금이 걸리면 사정은 달라진다.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에게 걸린 현상금은 우리 돈으로 약 270억 원이었다. 세계 역사상 ‘가장 비싼 몸값의 사나이’로 기록됐다. 그가 파키스탄 북구 은신처에서 도피 10년 만에 미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을 때 그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라크의 독재자이자 테러리스트인 사담 후세인의 최후도 처참했다. 미국의 공습직후 지하 저항세력으로 전환하여 전쟁을 이어갔지만 민심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더 이상 숨을 곳은 없었다. 궁지에 몰려 어느 민가 지하 땅굴에 숨어 있다가 미군 특수부대의 레드 던 작전(Operation Red Dawn) 때 체포되어 목에 밧줄이 걸렸다. 아버지 사담 후세인이 처형당하기전 그의 두 아들과 손자는 먼 친척집에 찾아갔다가 보상금에 현혹된 사촌들의 신고로 출동한 미군과 총격전 끝에 모두 사살되었다.
 
 “쏘지 마! 쏘지 마!”를 소리 지르면서 더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던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도 자기 고향 시르테(Sirte)에서 결국은 시민군의 총에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42년 철권정치의 끝은 너무나 초라했다.
 
 국내 최고액 현상금 5억 원이 걸린 유병언을 검경 수사대가 이 잡듯 뒤지고 있다. 검거는 결국 시간문제이겠지만, 전 국민을 우롱한 그의 말로도 불을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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