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퇴역 해군대령 폰 트랩(Von Trapp) 남작은 7명의 자녀(도 레 미 파 솔 라 시)를 엄격한 군대식 교육으로 키우던 홀아비다. 이 집에 예비수녀 마리아(줄리 앤드루스)가 가정교사로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즐거운 노래를 가르쳐 함께 부르도록 한 것이다. 20세기 폭스사가 내놓은 60년대 영화<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의 개략적인 줄거리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최후 실존인물인‘마리아 폰 트랩’여사가 최근 별세했다는 뉴스가 신문 한 귀퉁이에 실렸다. 영화 속의‘폰 트랩 가족 합창단’의 마지막 생존자가 미국 버몬트 주 자택에서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는 소식이다. 마리아는 오스트리아 해군 대령 조지 폰 트랩과의 첫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7남매 중 셋째이자 둘째딸이다. 영화에선 ‘루이자(Louisa)’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아내 없이 7명의 아이를 키우는 대령과 이 집에 가정교사로 온 수녀 마리아의 사랑을 담고 있다. 나치 치하의 오스트리아에서 가족 합창단을 만들어 순회공연을 하던 폰 트랩 일가는 1938년 미국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이 사연은 폰 트랩 대령의 두 번째 부인이 49년 발간한 자서전을 통해 알려져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이름의 뮤지컬영화로 1965년에 만들어 진 것.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편곡, 편집 등 5개 부문에서 오스카 상(像)을 수상하였다.
이야기는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영상에서 시작된다. 예비수녀 마리아는‘사운드 오브 뮤직’을 부르면서 들판에서 뛰놀다가 성당의 종소리를 듣고서야 뛰어가 번번이 미사에 지각한다. 원장수녀는 마리아가 수녀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 때가지 어머니를 여읜 일곱 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예비역 대령 폰 트랩의 집의 가정교사로 가 있도록 주선해 준다.
마리아가 입주한 뒤 얼마 안 되어 폰 트랩 대령은 바로 빈으로 떠나고 마리아는 애들에게 옷도 만들어주고 재밌는 추억들을 많이 선사하며 노래도 가르쳐준다. 대령은 자녀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에 놀라지만,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금세 마음을 푼다.
결국 대령은 마리아에게 청혼을 하여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대령에게 독일 해군의 소집명령이 떨어진다. 오스트리아에 대한 애국심을 가진 대령은 소집명령을 피해 아이들과 피난계획을 세운다. 일가는 가족 합창단을 만들어 오스트리아를 탈출한다. 하지만 대령은 가족 합창단을 마치자마자 얼른 수녀원으로 잠시 동안 피신하더니 밤을 새어가며 산을 넘어가서 마침내 스위스 땅을 밟게 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한 가지 의문은, 바다가 없는 오스트리아에 해군이 웬 말인가. 20세기 초 오스트리아는 아드리아 해(海)에 면한 대제국이었고, 그 이름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Austro-Hungarian Empire)으로 불렸다. 그 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연합국과 싸우다 패해 영토의 75%를 잃는다. 그때 아드리아 해도 넘어가 오스트리아의 해군은 해산되고 폰 트랩도 군복을 벗는다.
영화는 1차 대전을 2차 대전으로 바꿨다. 영화에서 그가 해군이었음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갑판장의 호루라기(Bosun's Pipe)’이다. 그가 아이들을 불러내는데 피리 같은 호루라기 사용한 것이다. ‘갑판장의 휘파람(Boatswein's Whistle)’이라고도 부르는 뱃사람들의 호루라기다.
영화 후반부에서 폰 트랩이 부른 노래 <에델바이스>는 원래 오스트리아인들의 노래가 아니라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수록된 곡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들도 정작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서야 그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