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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고도'는 오지 않는가
'고도'는 오지 않는가
정영수
작성일 : 16-12-31 17:28  조회 : 9,955회 

남북전쟁 직후, 미국 어느 시골마을 어니스트(Earnest)란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 마을 앞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 나중에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설을 믿었다.

어니스트는 커서 그런 사람을 만나보았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큰 바위를 롤 모델로 삼아 성실하게 살아간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고장 출신의 돈 많은 부자,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장군, 말을 잘하는 정치인, 글을 잘 쓰는 시인들을 만났다. 그러나 큰 바위 얼굴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니스트를 만난 시인이 그를 가리켜 큰 바위 얼굴이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기보다 더 현명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마음속으로 바랐다. 19세기 미국작가 호손(Nathaniel Hawthorne)은 상징적인 이야기를 잘 묘사했는데, 만년에 쓴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에서 여러 가지 인간상을 통해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추구한다.

시골길, 고목 한 그루, 저녁, 등산모를 쓴 부랑자 A가 신발과 씨름하고 있다. 지난밤 헤어진 동행자 B가 와서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형을 받은 도둑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A : , 이제 가자.

B : 안 돼.

A : ?

B : 고도를 기다려야지.

A : , 그렇군.

 

이 대화는 그 뒤에도 반복됨으로써 그들이 나무 밑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이 작품(희곡)의 주제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고도(Godot)란 신(· God)을 의미한다는 추정이 있긴 하나 확실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고도가 왔다고 생각하며 잠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무의미한 짧은 대사와 부조리한 행동이 연극의 시작이자 끝이며, 줄거리 없이 무작정 기다리는 상황을 블랙 유머로 표현하고 있다.

()이 바뀌어도 같은 무대이지만 나무에 잎이 무성하다. 둘이서 3개의 모자를 재빠르게 쓰기도 하고 돌리기도 하는 놀이를 반복한다.

 

A : 우리는 구원을 받는 거지. 그럼 갈까?

B : 그래 가자.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윽고 막이 내린다. 인간의 삶 자체의 부조리를 상징하는 등장인물들이다. 여기서 그들이 기다리는 고도가 과연 누구일까.

이 광대한 혼돈 속에서 분명한 것은 단 한 가지, 그건 우리는 고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일세.”

극중 인물의 한마디가 드라마의 본질을 요약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작가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는 그의 희곡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를 노려봤다. 89년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기다리던 고도를 만났는지 그도 따라 저 세상으로 가버린다.

군주공화국에서의 분노와 좌절이 도를 넘어 잠 못 이루는 우리는, 이를테면 고도라는 초인적인 존재의 초인적인 능력을 기다리는 구세주 대망사상에 삐져있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돕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고도는 오지 않을 것이다. 삶은 곧 기다림이요, 기다림은 절절한 소망과 구원의 피안(彼岸)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나라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초인적인 힘을 가진 고도를 기다리며 새해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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