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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서서 누어도 괜찮다
서서 누어도 괜찮다
정영수
작성일 : 15-03-03 16:11  조회 : 20,576회 
 <스테핀클러(Stehpinkler)>
 <시츠핀클러(Sitzpinklers)>
 세상은 넓고 단어도 많다. 소변을 보는 자세에 따라 ‘스테핀클러’는 서서 오줌을 누는 사람이고, ‘시츠핀클러’는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자들을 일컫는 독일어다. 이미 독일에서는 상당수의 남자들이 앉아서 ‘작은 일’을 본단다.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은 비위생적이며, 여성을 배려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변기 뚜껑을 열면 “서서 오줌을 누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경고 음성이 나오는 곳도 있다. 앉아서 일을 봐야 여성들로부터 칭송을 받는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독일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것일까. 다른 나라에서도 앉아서 소변을 보라는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그런 낌새가 보인다. 일본은 남성 중 40% 이상이 실행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대만에서는 2012년 당시 환경부장관이 “나는 좌식으로 소변 자세를 바꿨다”며 남성들에게 동참을 요구했다. 스웨덴에서는 심지어 입식소변기를 철거하자는 주장까지 나와 이따금 남성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한국에서도 아내와 딸 요구에 못 이겨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성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남자들이 옆에 나란히 서서 용변을 보아서는 안 되는데, 이것은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남성도 소변을 볼 때 쭈그리고 앉는 것을 최상의 자세로 여긴다. 이 같은 예외가 있긴 해도 태생적으로 남자는 서서, 여자는 앉아서 소변을 본다. 이런 차이 때문에 실제로 여성들은 볼일을 보는 시간이 느려 극장 등에서 여성화장실 쪽은 길게 줄이 선다. 그래서 여성도 서서 치르는 사진이 인터넷에 나돈다.
 
 최근 독일에서 “남성이 서서 소변을 볼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남성도 앉아서 소변을 보라는 사회적 압박이 심한 독일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독일 뒤셀도르프에 사는 한 세입자가 임대기간 만료 후 집주인이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서서 소변을 봤고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어서 화장실 바닥이 변색됐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남성이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은 역사적 관습이라며 집주인에게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다만 담당판사는 남성들도 되도록 문화적 규범을 준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판사가 말한 문화적 규범이란 소변이 변기 외의 다른 곳에 오줌이 튀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라는 말로 풀이된다. 최근 독일에서는 남성의 소변 자세를 두고 논쟁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일 사회에서는 남성이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은 아무래도 남성답지 못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심리학자 프로이트(Freud)는 서서 소변을 보는 자세에서 남성 우월감의 계기를 찾았다. 여아는 그런 남아에게서 보이는 남근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열등감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앉아서 오줌 누기는
 몸에 난 길이
 서로 다른 때문이라 해도…
 
 오죽해야 이 같은 시(詩)를 쓴 여류시인이 있었을까만, 그러나 여성들이 그런 열등감을 느끼는 시대는 지났으니 남녀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라는 게 독일법원의 취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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