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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야누스의 두 얼굴
야누스의 두 얼굴
정영수
작성일 : 15-01-01 06:14  조회 : 19,926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All roads lead to Rome)’던 로마제국은 그리스한테 꿇릴 게 없었다. 고대에 로마나 아테네는 모두 도시국가로 출발했는데 로마는 이탈리아 반도에, 아테네는 발칸 반도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스의 폴리스들은 수세기 동안 이어졌으나 결국 통일 국가를 이루는 데는 실패하고 무력에 의해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러나 로마에게 눈부신 그리스의 문명만은 흠모의 대상이었다. 국력으로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리스의 신화는 사람을 보내 철저히 벤치마킹한 흔적이 있다. 대규모 시찰단을 그리스에 보내 오래 머물면서 신화를 답습한 것이다. 그래서 만든 것이 로마 신화다. 엄격히 말해서 로마신화란 있을 수가 없다. 다만 그리스신화의 대응신(對應神)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리스 신화의 ‘신중의 신(神)’ 제우스(Jeus)가 로마신화에서는 주피터(Jupiter)다. 포도주를 처음 만들었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Dionysos)도 로마로 건너가 바커스(Bacchus)로 변신한다. 미(美)의 여신 비너스(Venus)는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Aphrodite)에서 따온 것이지만, 당시 국력이 강한 로마의 신들이 우리에겐 더 잘 알려져 있다.
 
 로마신화의 주신 제우스의 딸은 전쟁과 지혜의 신 아테나(Athene)이다. 보통 아테네라고 부른다. 신의 이름도 영어권에서의 발음이 대세다. 딸을 위해 제우스가 가장 높은 곳 아크로폴리스에 지어준 집이 파르테논(Parthenon) 신전이다. 아테네인이 아테네의 수호여신 아테나에게 바친 것으로서, 도리스식 신전의 극치를 나타내는 걸작이다. 아테네에 대응하는 로마의 신은 미네르바(Minerva)다.
 
 신(神)들의 시대는 전쟁의 시대였다. 모든 신은 물론 인간이 만든 창조물이다. 헤브라이즘 이전 헬레니즘 때의 얘기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전쟁을 붙인 것이다. 그래서 제우스는 그의 딸 아테네에게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방패를 선물했는데, 그 이름이 이지스(Aegis). 현대전에서도 ‘이지스’는 무적의 상징이 아닌가.
 
 야누스(Janus)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문(門)의 수호신. 그리스는 신화에 대응하는 신이 없는 유일한 로마신화의 신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문에 앞뒤가 없다고 생각하여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 집이나 도시의 출입구 등 주로 문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였는데, 문은 시작을 나타내는 데서 모든 사물과 계절의 시초를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되었다. 영어에서 1월을 뜻하는 재뉴어리(January)는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유래한 것이다.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된 로마 시대의 야누스 상은 서로 반대편을 보고 있는 두 얼굴이나 머리가 있는 모습이다. 한쪽 얼굴은 지나온 한해를 뒤돌아보고, 또 하나는 새로 맞는 신년을 내다본다고 해서 처음과 끝(Beginnings and Endings)을 상징하는 신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이 때문에 이중적인 인간을 빗대어 ‘야누스의 두 얼굴’이라고 부른다.
 
 ‘1월 효과(January Effect)’라는 것도 있다.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요국가의 주가상승률이 다른 달보다 평균 2%쯤 높은 것으로 통계가 말해준다. 각종 정부 정책이 1월에 발표된다는 점에서 그렇고, 이 시기에는 대체로 그 해의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 내다본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1502년 포르투갈의 항해자가 브라질의 남쪽 항구에 처음 입항했다. 바다에 연한 항만(灣)을 강어귀로 잘못 알고 ‘리우 데 자네이루(1월의 강 ‧ Rio de Janeiro)’라는 강 이름을 지었다. 달력을 보니 마침 그 날이 1월 1일었던 것이다. 그 후 몇 차례에 걸쳐 프랑스와 포르투갈 사이에 쟁탈전이 벌였으나 결국 포르투갈이 승리를 거두고 삼바도시로 급성장했다.
 
 해가 바뀐다고 당장 뭐가 달라지랴. 새로운 다짐의 계기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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