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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고슨도치의 겨울
고슨도치의 겨울
정영수
작성일 : 14-12-11 10:17  조회 : 13,769회 
 “그러다 알게 되겠지. 어른이 된다는 건 가까워지든가 멀어지든가 하는 것을 반복해서, 서로 그다지 상처 입지 않고 사는 거리를 찾아낸다는 사실을….”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 Neon Genesis Evangelion)에 나오는 대사로,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딜레마’에서 따온 것이란다.
 
 “어느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달라붙어 한 덩어리가 된다. 그러나 그들은 곧 자신들의 가시가 서로 찌르는 것을 느꼈고, 너무나 아파서 흩어져버린다. 하지만 떨어지면 추위에 견딜 수 없어 다시 모여든다. 가시가 서로를 찌르면 흩어졌다가 또 모이고 흩어지고를 반복하다 마침내 그들은 상대방의 가시에 찔리지 않을 적당한 거리를 알아낸다.”
 
 추위를 견디지 못해 서로 몸을 기대 온기를 나누려 한 고슴도치는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그렇다고 떨어져 있으면 추워지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처럼 가까이 다가 갈수도 그렇다고 떨어 질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을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라고 부른다.
 
 고슴도치들은 결국 여러 번의 실행착오를 통해서 ‘최적의 거리’를 찾아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많은 피를 흘리고 고통을 참아냈을 터이다. 이처럼 자신의 가시가 상대에게 상처를 내고 상대의 가시에 인해 내가 상처 입는 것이 무서워 다른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자기를 감추고 상대방과 일정한 거리를 두며 살기 때문에 상처를 입히지도, 입지도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냥 떨어져 사는 게 편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 ‘공존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존지수(Network Quotient ・ NQ)는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운영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한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존지수가 높을수록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쉽고, 소통으로 얻은 것을 자원으로 삼아 더 성공하기 쉽다는 개념이다.
 
 공존지수가 높아야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타인과의 이러한 의사소통 능력이 개인의 성공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 봉사 활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인맥지수 또는 행복지수라고도 부른다. 70년대 부탄에서 만들어낸 국민 총 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도 이에 해당한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저 혼자만 튀는 독불장군 시대에 대한 반작용일까. 팀워크에 의해 모두가 조화와 협력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 <NQ로 살아라(김무곤 지음 ・ 김영사)>는 함께 잘 사는 사회와 기업, 국가를 만드는 길을 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존의 네트워크란 배경이나 혈연 등으로 결합된‘연줄형’이 아닌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공존의 행복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 힘없는 사람이라고 우습게 보지마라 ▷남의 험담을 하지 마라 ▷수위 아저씨와 청소부 아줌마에게 잘 해라 등 직장인을 위한 ‘NQ 18계명’도 생겨났다. 이른바 ‘갑(甲)질’에 대한 경고음이기도 하다.
 
 볼품이 없고 온몸에 가시 같은 털이 돋은 고슴도치의 외모에서 연유한 속담이 많다. 자식은 어버이 눈에 모두 잘나 보인다는 뜻으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한다.’는 말이 쓰인다. 남에게 진 빚이 많을 때 ‘고슴도치 외 걸머지듯’이라고 하고, 사람에게는 누구나 친구가 있다는 말로는 ‘고슴도치도 살 동무가 있다.’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북풍한설 몰아치는 얼어붙은 동토에 버려진 한 마리의 가시 돋친 고슴도치가 되어 버렸다”는 키에르 케고르의 말을 실감케 하는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우재구 14-12-12 09:15
 
글이 너무 좋아 카피하여 저의 이메일 친구 40명께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영수 15-03-03 16:04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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