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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카르페 디엠
카르페 디엠
정영수
작성일 : 14-01-08 09:25  조회 : 22,232회 
 주인공 잭(Jack)은 워커홀릭의 전형이다. 그는 더 큰 행복을 찾기 위해 일에만 매달려 산다. 어느 날 그는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다시는 걷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다. 사고소식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전해준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자신의 일상을 겸허하게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잭은 언제나 내일로 미루어 두었던 삶의 가치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으며,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그는 절망의 터널에서 새로운 삶에 눈을 뜬다. 잭의 경이로운 변화를 통해 그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 또한 아주 특별한 삶을 시작하게 된다. 존 블룸버그의 <카르페 디엠>은 우리에게 또 다른 삶의 의미를 제시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원래 로마시인 호라티우스(Horatius)의 라틴어 시 한 구절에 나오는 명언이다. 이 명언은 영영사전에 ‘현재를 잡아라(Seize the day)’로 되어있다. 문자 그대로 카르페(Carpe)는 ‘즐기다’라는 뜻이고, 디엠(Diem)은 ‘날(日)’을 의미한다. 요컨대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다.
 
  이 어려운 말이 그나마 우리에게 다가온 것은 90년대 할리우드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덕분이다. 영화 속에서 키팅선생(John Keating ‧ 로빈 윌리엄스)이 학생들에게 자주 이 말을 외치면서 더욱 유명해진 용어. 영화에서는 전통과 규율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의 자유정신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다.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는 어떤 사회일까. 좀 이상하다. 그러면 그렇지, 번역이 틀렸다. 죽은 시인의 동아리라야 맞다. 일단 사전을 찾아보면 ‘Society 1’은 ‘사회’다. 그러나 인내를 가지고 내려가 보면 ‘협회’나 ‘동아리’도 나온다. 따라서 애당초 <죽은 시인의 동아리>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폐일언하고, 키팅선생은 영화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학창시절의 낭만과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라.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무엇보다도 확실하고 중요한 순간이다.”라고 부르짖지 않았던가. 1990년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한 <죽은 시인의 사회>의 주제 역시 “카르페 디엠”이다.
 
  부(富)와 출세의 상징인 미 동부 뉴잉글랜드 명문 고등학교 웰튼(Welton)의 머리 좋은 학생들에게 키팅 선생은 몰래 시(詩)와 낭만을 가르친다. 학교나 부모들이 알면 기절초풍을 할 일이다. 그 비밀의 문학동아리 이름이 ‘죽은 시인의 사회’다. 그러나 곧 들통이 나고, 한 학생의 자살로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인간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소위 명문고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이비리그로 직행한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겉으로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학교가 아닌 군대 같은 생활에서 기계적인 사고만 키운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죽은 시인의 동아리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시(詩)를 읽는다는 건 우리가 호모 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류야말로 열정이 집합체라는 것을 잊지 말라. 의학, 법률, 금융, 이런 것들은 모두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시, 낭만, 사랑은 진정한 삶의 양식이다.”
 
  ‘오, 캡틴(Oh, Captain)’으로 불리던 선생은 결국 잘린다. 개인 사물을 챙겨 학교를 떠나는 키팅선생에게 학생들은 자기들의 진정한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기들로 인해서 쫓겨난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위해 하나 둘 책상 위로 올라가 경의를 표한다.
 
  사족이나, 키팅선생 역은 원래 더스틴 호프먼이 캐스팅되어 있었다. 그러나 감독(Peter Weir)은 결국 로빈 윌리엄스를 택했다. 나중에 호프먼도 “윌리엄스가 맡기를 너무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신년 벽두, 우리도 ‘카르페 디엠’을 외쳐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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